바뀌는 서론
함께 살아간다는 것
안녕하세요! 벌써 진한 여름이 지나가고 있어요. 그간 어떻게 살아남으셨나요? 왠지 잘 살아왔느냐는 물음보다는 어떤 모양으로 생존해내셨는지, 조금 더 직접적으로 여쭙고 싶었어요. 제 가까운 친구가 사랑하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삶은 생존 그 이상’이지만 어떤 날엔 그저 ‘살아남는 행위의 연속’만으로도 삶은 유의미하니까요.
저는 요즘 일을 많이 하며 지냅니다. 하루에만 수십 번 연락을 주는 애인은 제가 일만 하며 지내는 것 같다더군요. 가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조금 일찍 퇴근하게 되더라도 함께 놀자는 동거인의 애교도 뿌리치며 악착같이 밤잠에 들고 이른 아침에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어두고 설거지를 하는 제 자신을 깨달을 때요. 그럼에도 마음 속이 엉망이기보다 꽤 자주 행운을 느낍니다. 물론 불안과 불평이 가득한 순간도 분명 많지요. 그런 순간들엔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지금의 나에게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언제나 절대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라고요. 그것들도 분명 내 삶에 쓰임이 있을테고, 하물며 쓰임이 없을지라도 존재함 자체를 부정할 순 없을 거예요.
이번 여름호에서는 “공존”이라는 단어를 향한 고찰들을 나열해보려고 합니다. 사랑하는 것들과의 공존, 미워하는 것들과의 공존, 삶에서 있으나 마나 한 것들과의 공존. 세상은 무궁무진하고 다양하게 다른 것들이 가득하고 우린 그들과 공존하고 있지요. 우선 공존이라는 단어를 더 깊이 헤아려보기 위해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어요. 두 가지 이상의 사물, 현상이 그저 함께 존재하거나 서로 도우며 함께 존중하는 것을 뜻하는 단어라고 명명되어 있더라고요. 우리, 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은 자신도 모르게 공존-공생하며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무력감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눈물을 훔치다가도, 잊고 있던 친구의 마음에 반갑게 웃음을 짓는 제 자신만 보아도 알 수 있지요.
이 서론 아래엔 이번 여름호의 두 번째 서론이 준비되어있습니다. 소통의 오해로 인해 얻게된 하늘 님의 글이지만, 우리 계간지를 위해 애써준 시간과 노력 또한 아깝고 마음이 소중하여, 무엇 하나 버리지 않고 두 서론을 위아래로 나란히 싣기로 결정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수변에 들이치는 물결 위- 자꾸만 무너지는 모래 성을 짓는 듯한 요즘인데요. 미리 정해두었던 여름호의 주제가 어쩌면 과거의 제게서 온 선물 같기도 하네요. 특별히 이번 계간지 발행에 도움을 준 친구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름은 푸르른 맛
모두들 뜨거웠던 이번 여름을 잘 버텨내고 계신가요?
우선 바뀜의 <바뀌는 뉴-유스> 여름호를 담당하게 되어 영광이라는 말씀 전해드리며 여름호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여름호의 주제는 <공존> 이라더군요. ‘공존’은 함께 공, 있을 존이 합쳐져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한다는 뜻을 가진 말인데요. 현대 사회에 가장 필요하고 인간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이번 여름호 주제인 ‘공존’과 연관되는 이야기들과 저만의 추천 목록을 들고 와봤는데요. 무언가와 ‘공존‘하기 위한 저의 발버둥친 흔적들, 그리고 제가 고심 끝에 고른 몇 개의 추천 항목들과 함께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보내주고 다가올 - 이미 입추가 지난 시점이지만 아직은 날이 더우니 - 가을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여름호의 이야기를 들으러 가볼까요?
바뀌는 본론
어떤 고민은 잔인할 만큼 푸르른 초록의 얼굴을 띈다
이전에 당차게 유학을 간다며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던 저의 글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련지요. 애석하게도라는 말을 붙여도 괜찮은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이에 저의 유학은 무산되고 말았답니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가 타국살이를 그렇게까지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내가 하고 싶은 일의 카테고리에 유학이라는 두 글자는 없다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인데요.
하고 싶은 일은 없는데 하기 싫은 일은 백만 가지 가량인,
하기 싫은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고집투성이 인간인 저는 사실 의외로 주어진 일을 착실히 해냅니다. 고집도 고집이지만 나름 책임감도 강하기 때문이죠.
“하기 싫어도 해야지 어떡해.” 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이며 어떻게든 사회에 섞여들어가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를 게임 퀘스트 수행하듯 보내고 있는 이번 여름입니다.
요즘 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고민은 현재 하고 있는 일(대학, 알바)를 목적성없이 해도 괜찮은가? 라는 건데요. 과연 하고 싶은 일이 없이 그냥저냥 주어진 것을 해결하며 살아가기만 해도 괜찮을까요? 인생이 재미있지는 않지만 지루하지 않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도 되는 걸까요?
그런데요, 다들 하고 싶은 걸 어떻게 그렇게 척척 찾아해내는 걸까요? 가끔은 그들이 신내림처럼 어떤 계시를 받아서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을 하는 건가 싶기도 하답니다. 좋아하는 건 많은데 그 중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 찾아낸다는 게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평생 이런 고민을 끌어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요. 저는 언제쯤이면 그들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어쩌다 보니 질문만 가득한 본론이 되었네요. 저 많은 고민덩어리들을 한없이 굴려가다보니 눈덩이처럼 불어나버린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는 건 끝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들이겠거니 해주세요ㅎㅎ
바뀌는 문학
밀려들어오는 인연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질 때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도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 - 방문객
바뀌는 추천
지겨울 만큼 긴 여름을 더 이상 이겨내기 싫어지면
- 노래
- 장소